반디앤루니스 리뷰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의 ‘진짜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펼쳐 보아야 하는 책!
생생한 작품 현장 사진과 친절한 해설을 더해 완성한 한국 현대 문학사!

문학 작품들은 저마다 다른 의미와 방향을 지니고 있어 이해하기 쉽지 않다. 복잡한 한국 문학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작품이 역사의 흐름 속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바라보면 어떨까? 그러면 작품이 세상을 어떻게 그려내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작품들끼리 어떤 영향을 주고, 작품과 세상이 어떻게 소통하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독자가 현대 문학사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학사 속에서 작품을 안내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이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져 있다. 문학, 국어, 독서와 화법, 화법과 작문 등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과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엄선했다. 작품이 창작된 시대 배경, 작가의 삶, 작품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를 담아 한국 현대 문학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현장 사진을 다양하게 담아 독자를 생동감 넘치는 문학의 세계로 초대한다.




목차

<1권>
1장 개화기~1910년대의 한국 문학
1 ‘새로운’ 소설이 탄생하다 | 소설
•지금까지의 고전 소설은 잊어라! - 이인직의 「혈의 누」
•인간의 악행을 신랄하게 비판하다 - 안국선의 「금수회의록」
•지식인 여성들의 밤샘 토론회 - 이해조의 「자유종」
•자유연애와 계몽을 소설에 담다 - 이광수의 「무정」

2 비슷한 듯 다른 개화기 시가 삼 형제 | 개화 가사, 창가, 신체시
•“개화를 위해 마음을 합쳐 단결합시다!” - 이중원의 「동심가」
•기차가 싣고 온 ‘별세계’를 찬양하다 - 최남선의 「경부 철도 노래」
•소년을 사랑한 바다 -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3 아직은 완전한 수필이 아니에요! | 수필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여행기 - 유길준의 『서유견문』
•붓을 놓고 목 놓아 통곡하다 -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
•효심과 애국심을 종이 한 장에 담다 - 심훈의 「옥중에서 어머니께 올리는 글월」

생각해 보세요 | 한국 현대 문학은 언제 시작되었을까?

2장 1920년대의 한국 문학
1 단편 소설, 전성기를 누리다 |소설
•조선말로 된 최초의 단편 소설 - 김동인의 「배따라기」
•“조선은 무덤이고 우리는 모두 구더기다!” - 염상섭의 「만세전」
•유학파 지식인들은 왜 점점 무기력해졌을까 -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
•사랑으로 신분의 벽을 넘다 - 나도향의 「벙어리 삼룡이」
•“우리는 여태까지 속아 살았다.” - 최서해의 「탈출기」

2 다양성을 실험하고 시도하다 | 시
•서럽고, 서럽고, 또 서럽도다 - 홍사용의 「나는 왕이로소이다」
•우리나라식 사랑과 이별 - 김소월의 「진달래꽃」
•‘저만치 혼자서’ 살아가는 우리들 - 김소월의 「산유화」
•절망은 희망이 되고, 이별은 만남이 되다 - 한용운의 「님의 침묵」
•자연 속에서 발견한 깨달음 - 한용운의 「알 수 없어요」
•가혹한 운명 때문에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 - 김동환의 「국경의 밤」
•진정한 ‘봄’을 위한 절규 -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오빠와 함께 이 세상을 바꿔 나갈 거야! - 임화의 「우리 오빠와 화로」

3 현대 희곡의 설레는 첫 출발 | 수필
•글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 - 이광수의 「금강산 유기」
•민족혼이 서린 백두산을 마주하다 - 최남선의 「백두산 근참기」
•“그믐달 같은 여자로 태어나고 싶다.” - 나도향의 「그믐달」
•소설적 상상력으로 바라본 불국사와 석굴암 - 현진건의 「불국사 기행」
•그저 현실의 울타리에 머물다 - 김우진의 「산돼지」

생각해 보세요 | 일제 강점기 문학은 ‘한국’ 문학일까?

3장 1930~1945년의 한국 문학
1 풍요로움과 다양성을 일구다 | 소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세 가족 - 염상섭의 「삼대」
•교활함 속에 숨겨져 있었던 민족애 - 김동인의 「붉은 산」
•소외된 인물을 가만히 쓰다듬다 - 이태준의 「달밤」
•“이 다리에는 우리 가족의 역사가 담겨 있단다.” - 이태준의 「돌다리」
•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그대로 노트에 적다 -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
•‘북적북적’ 청계천 변 시민들의 일상사 - 박태원의 「천변 풍경」
•내년 봄에도 장인님과 몸싸움을 하게 될까 - 김유정의 「봄·봄」
•가혹한 농촌 현실이 만들어 낸 ‘막된 사람들’ - 김유정의 「만무방」
•지금이면 쉽게 이루어졌을 두 사람의 사람 - 주요섭의 「사랑손님과 어머니」
•“한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 이상의 「날개」
•고향과 아버지에 대한 마음을 소설에 담다 -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일제 강점기에 등장한 ‘놀부’ - 채만식의 「태평천하」

2 암흑 속에서 이룬 결실 | 시
•별처럼 반짝이는 자식의 영혼과 만나다 - 정지용의 「유리창Ⅰ」
•봄이 와서 기쁘고, 봄이 가서 서럽고 -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왁자지껄’ 즐겁고 따뜻했던 명절- 백석의 「여우난골족」
•먼 과거에서 날아온 편지 - 백석의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 방」
•바다에 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
•“어린아이 같은 꿈과 사람에 대한 정이 있을 뿐.” - 신석정의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어둠 속에서도 타오른 저항의 불꽃 - 이육사의 「절정」
•고독감으로 칠한 가을 풍경화 - 김광균의 「추일 서정」
•꿈도 고통도 안으로, 안으로 - 유치환의 「바위」
•“나는 끝없이 부끄럽다.” - 윤동주의 「참회록」
•시 한 편이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 윤동주의 「쉽게 씌어진 시」

3 탄탄한 땅 위에서 단단하게 여물다 | 수필
•과거의 청춘이 현재의 청춘에게- 민태원의 「청춘 예찬」
•도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산촌 풍경 - 이상의 「산촌 여정」
•놀라운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꽃 - 김진섭의 「매화찬」
•“최상의 선(善)은 물과 같다.”- 이태준의 「물」

4 ‘사실주의 극’의 막이 오르다 | 희곡
•절벽 끝까지 내몰린 토막민의 삶 - 유치진의 「토막」
•일제 강점기에 나타난 프로메테우스 - 채만식의 「제향날」
•어린 스님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다 - 함세덕의 「동승」
•웃음도 주고, 교훈도 주고 - 오영진의 「맹 진사 댁 경사」

생각해 보세요 | 서정주의 시를 교과서에 실어야 할까?

<2권>
4장 1946~1950년대의 한국 문학
1 혼란과 상처의 기록 | 소설
•방삼복은 ‘개천에서 난 용’이었을까? - 채만식의 「미스터 방」
•“전통적인 민족 정서가 섬진강처럼 흐르는 소설” - 김동리의 「역마」
•“언제나 비에 젖어 있는 인생들” - 손창섭의 「비 오는 날」
•죽음까지 남은 시간은 ‘단 한 시간’ - 오상원의 「유예」
•6‧25 전쟁 중에도 꺼지지 않은 휴머니즘 - 황순원의 「너와 나만의 시간」

2 역사의 격동기를 감싸 안다 | 시
•우리 민족의 에덴동산을 열망하다 - 박두진의 「해」
•마음속 자연 지도를 그리다 - 박목월의 「청노루」
•꽃잎은 떨어지고, 슬픔은 깊어지고 - 조지훈의 「낙화」
•아직 진정한 ‘봄’은 오지 않았다 - 신석정의 「꽃덤불」
•가혹한 운명이 가져다준 참사랑 - 서정주의 「견우의 노래」
•하나의 몸짓이 꽃으로 피어나다 - 김춘수의 「꽃」
•독재 정권을 향한 ‘기침’ - 김수영의 「눈」

3 척박한 현실에 뿌리내리다 | 수필과 희곡
•끈질긴 관찰로 발견한 아름다움 - 이양하의 「무궁화」
•‘딸깍딸깍’ 소리가 현대인에게 주는 울림 - 이희승의 「딸깍발이」
•전후(戰後) 사회를 희곡에 고스란히 담다 - 차범석의 「불모지」

생각해 보세요 | 왜 어떤 작가들은 문학사에서 사라져야 했을까?


5장 1960~1970년대의 한국 문학
1 진정한 ‘민주화’를 위한 몸부림 | 소설
•‘광장다운 광장’은 결국 없었다 - 최인훈의 「광장」
•1960년대 한국 시민의 자화상 - 김승옥의 「서울, 1964년 겨울」
•수난의 현대사가 낳은 소설 - 박경리의 「토지」
•전쟁이 세상을 질펀하게 적시다 - 윤흥길의 「장마」
•고향으로의 ‘탈출’을 꿈꾸다 - 황석영의 「삼포 가는 길」
•1970년대 사회에 관한 문학적 보고서 - 조세희의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2 참여시 vs 순수시 | 시
•‘온몸’으로 현실과 부대끼며 쓴 시 - 김수영의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참여시의 ‘절정’을 이루다 -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
•원고지 위에 그린 아름다운 세계 - 김춘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이 절망감을 춤으로 풀어 볼까나 - 신경림의 「농무」
•중년 노동자의 쓸쓸한 뒷모습 - 정희성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3 산업 사회의 그늘을 담다 | 수필과 희곡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 피천득의 「수필」
•난 얼마나 버리고 비울 수 있을까 - 법정의 「무소유」
•일하는 기계가 되어 버린 한 교수의 이야기 - 이근삼의 「원고지」
•저것은 흰 구름일까, 이리 떼일까 - 이강백의 「파수꾼」
생각해 보세요 김수영은 어떻게 시대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6장 1980년대의 한국 문학
1 ‘민중’이 중심에 우뚝 서다 | 소설
•막차, 그리고 희망을 기다리는 사람들 - 임철우의 「사평역」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 박완서의 「해산 바가지」
•탄탄했던 ‘독재 왕국’은 왜 무너졌을까 -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소외된 소시민의 삶을 들여다보다 - 양귀자의 「일용할 양식」

2 억압을 강하게 분출하다 | 시
•남몰래 써야 했던 그 이름 -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
•강요된 애국심에 저항하다 - 황지우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나는 시를 부정하기 위해 시를 쓴다.” - 장정일의 「라디오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어두운 상처에서 끌어낸 아름다움 - 기형도의 「빈집」

3 시·소설과 어깨를 나란히 하다 | 수필과 희곡
•시간이 지나도 향기가 나는 사람, 어디 있나요 -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신명 나는 굿 한판 벌이고 나 갈란다!” - 이윤택의 「오구-죽음의 형식」

생각해 보세요 | 문학은 혁명을 꿈꾸는 것일까?

7장 1990년대 이후의 한국 문학
1 다양성을 보듬어 안다 | 소설
•성인군자 못지않은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 - 이문구의 「유자소전」
•짜디 짠, 지구에서 생존하기 - 박민규의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나’에서 ‘우리’로 건너가다 - 김려령의 「완득이」

2과 다양한 색의 목소리들 | 시
•여성들이여, 허물을 벗어 던지자 - 문정희의 「작은 부엌 노래」
•생명의 고리가 위태롭다! - 정현종의 「들판이 적막하다」
•아버지가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말 - 문태준의 「이제 오느냐」

3 시대에 발맞추다 | 수필과 희곡
•깍두기 혹은 곶감 같은 수필 - 윤오영의 「참새」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은 어리석다.” - 장영희의 「속는 자와 속이는 자」
•창고 문으로 현대사회를 들여다보다 - 이강백의 「북어 대가리」
•“6·25 전쟁에 관한 소박한 농담” - 장진의 「웰컴 투 동막골」

생각해 보세요 | 우리 문학에 노벨 문학상이 필요할까?




저자소개 : 채호석, 안주영

채호석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원대학교, 인하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사범대학 한국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 현대 소설과 비평, 특히 1930~1940년대 소설과 비평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중등학교 교과서 검정 심사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의 감수를 맡고, ‘생각해 보세요’를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한국 현대 문학사』, 『식민지 시대 문학의 지형도』, 『문학의 위기, 위기의 문학』 등이 있다.

안주영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신문사, 방송국을 거쳐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논술‧언어‧국어 강의를 했다. 현재는 다양한 문학 관련 콘텐츠 개발과 집필, 그리고 단행본·교과서 편집에 힘을 쏟고 있다.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는 친절한 글을 전해 주고 싶어서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의 본문을 집필했다. 지은 책으로는 『희망을 노래한 밥 말리』, 『토끼전·장끼전』, 『양반탈과 각시탈』 등이 있다.




책속에서

<1권>
1884년 국비 유학생이 된 유길준은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서양의 문화나 사상에 더욱 깊은 관심을 두게 되지요. 1884년에 일어난 갑신정변이 실패로 돌아가자, 개화파와 친분이 있었던 유길준은 소환 명령을 받습니다. 그는 유럽 각국을 돌고 싱가포르, 홍콩 등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오지요. 이때의 경험을 쓴 책이 바로 『서유견문』이에요.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자 미국 유학생이 쓴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 여행기랍니다.
-48쪽

「만세전」에 드러난 당시 조선의 실상은 아주 구체적이고 사실적입니다. 소설을 읽다 보면 ‘나’처럼 “무덤이다! 구더기가 끓는 무덤이다!”라고 외칠지도 몰라요. 이 구절은 「만세전」의 이전 제목이었던 ‘묘지’를 떠올리게 합니다. 염상섭은 친일 지식인들과 현실에 무지한 민중이 들끓는 조선의 모습을 ‘묘지’라는 제목을 통해 나타낸 것이지요. 염상섭이 현재 서울의 모습을 관찰한 후 소설을 썼더면 어떤 제목을 붙였을지 궁금해지네요.
-73~74쪽

민족 대표 33인 가운데 한 명이었던 한용운은 불교계를 대표해 3‧1 운동에 참여했습니다. 그는 최남선이 초안을 잡은 독립 선언서의 내용이 좀 더 과감하고 혁신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독립 선언서의 내용을 두고 최남선과 의견 충돌이 있었지요. 이후 최남선은 조국 독립에 대한 의지를 버리고 친일 행동을 했답니다. 어느 날, 한용운은 탑골 공원 근처에서 최남선과 마주쳤어요. 최남선은 “만해, 오랜만이오.”하며 반갑게 손을 내밀었지요. 하지만 한용운은 쌀쌀맞은 말투로 “당신 누구요?”라고 되물었어요. “아니, 나를 몰라보는 거요? 나, 육당 최남선 아니오.” 당황해하는 최남선에게 한용운은 이렇게 대꾸했습니다. “육당? 내가 아는 육당 최남선은 죽은 지 오래된 고인(故人)이오.”
- 107쪽

우리나라 현대 문학사에서 ‘해학 작가’로 유명한 김유정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일찍 부모님을 여의었어요. 형은 유산을 다 날리고 횡포까지 부리는 등 무능한 사람이었고, 결혼에 실패한 누이는 신경질적인 사람이었지요. 불행한 가정환경의 영향으로 김유정은 말을 더듬고 점점 사람들을 피하게 되었어요.하지만 김유정은 끊임없이 현실에서의 탈출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음악에 소질을 보였고, 찰리 채플린 등이 등장하는 희극 무성 영화도 즐겨 보았지요. 어눌한 말솜씨와 소심한 성격을 유창한 글쓰기로 덮어 버리기도 했고요. 즉, 김유정은 불행한 현실을 예술로 승화한 것입니다. 해학성과 향토성, 현장감이 담긴 소설로요.
- 180쪽

「바다와 나비」에서 유독 ‘바다’의 이미지가 강렬한 것은 김기림의 개인적인 경험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김기림은 딸만 여섯인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어요. 그가 일곱 살 때 어머니와 셋째 누이가 연이어 세상을 떠납니다. 장례를 치른 뒤 김기림은 어머니의 상여를 뒤따라 걸어갔어요. 어머니의 묘지로 가는 길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이었지요. 이러한 기억은 김기림의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았고, 훗날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지요.
- 228쪽

함세덕은 상업 학교 5학년 여름방학 때 친구들과 금강산 여행을 가기로 했어요. 부모님이 허락하지 않자 관악산에 간다고 거짓말한 후 기어이 금강산으로 떠났지요. 금강산 만폭동 계곡에 있는 마하연이라는 절에서 사미승을 본 함세덕은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이것이 「동승」을 쓰게 된 동기였답니다.
- 288쪽

<2권>
미군정 시기에는 통역관을 사이에 두고 다스리는 ‘통역정치’의 폐해가 심각했어요. 방삼복처럼 권력을 마구 행사하는 통역관이 많았거든요. 채만식은 「미스터 방」을 통해 이러한 통역정치를 비판하고, 방삼복이나 백 주사 같은 기회주의자들을 희화화해 당시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답니다.
- 20쪽
김수영은 「눈」이라는 작품을 통해 순수한 삶에 대한 소망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시를 통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한 것이지요. 「눈」의 첫 문장인 “눈은 살아 있다.”의 ‘눈’을 사람의 눈으로 본다면 김수영의 눈이야말로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 깨어 있었던, 살아 있는 눈이 아니었을까요?
- 81쪽

야속하게도 경수가 뛰쳐나간 후 한 제약 회사에서 보낸 채용 통지서가 도착합니다. 이 사실을 알지 못한 경수는 권총으로 강도질을 하다가 붙잡히고 말아요. 행복한 결말이 될 수 있었는데 안타깝지요? 여기에다가 경애의 자살까지 더해지면서 「불모지」는 어둡고 우울하게 막을 내립니다.
차범석은 왜 작품의 제목을 ‘불모지’라고 정했을까요? ‘불모지’란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거칠고 메마른 땅’을 의미합니다. 1950년대는 구세대나 신세대나 모두 사회에 정착하기 힘든 시기였어요. 돈의 위력이 커져서 부패와 부조리가 널리 퍼진 시대기도 했고요. 차범석은 모든 세대가 안정적으로 뿌리내리지 못해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폐했던 당시를 불모지 같다고 생각한 것이랍니다.
- 99쪽

「토지」의 마지막 장면은 우리나라가 광복을 맞이했던 1945년 8월 15일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박경리가 「토지」의 집필을 끝낸 날짜도 8월 15일이었어요. 재미있는 우연이지요? 구한말부터 시작해 일제 강점기를 거쳐 광복에 이르기까지 4대에 걸친 최 참판 댁의 가족사는 곧 우리 민족의 역사라 할 수 있어요. 이뿐만 아니라 「토지」는 방언과 속담, 격언 등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한국어가 지닌 미적 특질을 한껏 살렸답니다.
- 125쪽

조세희가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집필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조세희는 재개발 지역에 사는 한 세입자 가족과 그 집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함께하고 있었어요. 식사를 하고 있는데 철거반이 대문과 담을 부수면서 들어왔습니다. 조세희는 세입자 가족과 함께 철거반을 상대로 싸우고 또 싸웠어요. 그렇게 이기지 못할 싸움을 하고 돌아오던 중에 조세희는 작은 노트 한 권을 샀습니다. 그는 이 노트에 『난쟁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을 쓰기 시작했지요.
-147쪽

많은 물건에 둘러싸인 현대인의 몸과 마음은 점점 무거워집니다. 최근 들어 많은 사람이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 무게감 때문이지요. ‘미니멀 라이프(Minimal Life)’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물건만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을 뜻합니다. 물건을 사들이는 삶에서 벗어나 버리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이지요.
1970년대에 이미 미니멀 라이프를 강조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승려이자 수필가였던 법정이에요. 법정은 1972년 <동아일보>에 실린 수필 「무소유」를 통해 소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답니다.
-184쪽




출판사 서평

문학을 통해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소통하다
문학은 언어를 매개체로 하는 인간의 자기표현 양식이다. 인간은 문학을 통해 자신과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를 그려 내고, 자신과 세계가 맺고 있는 관계를 탐구한다. 오랜 시간 동안 문학과 인간은 서로 질문을 주고받았고, 그 결과 문학은 인간의 삶 깊숙이 자리 잡았다. 삶이 복잡해진 만큼 문학도 다채로워졌다. 어떤 문학은 문학 자체의 내면을 깊게 파헤치는 데 집중했고, 또 어떤 문학은 특정 이념이나 사상에 종속되기도 했다. 각각의 문학 작품은 저마다 다른 의미와 방향을 지니고 있고, 이 의미와 방향에 따라 세상을 인식한다. 때로는 가볍고 유쾌하게, 때로는 진지하고 심층적으로 세상을 담는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한국 현대 문학의 다양한 모습을 일곱 개의 시기로 나누어 살펴보고, 시기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작품들을 선별해 다루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문학에 던진 질문과 이에 대한 문학적 답변, 그리고 문학이 인간에게 던진 질문을 되새겨 본다. 문학과 인간이 주고받은 질문의 흐름을 파악하면 문학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문학의 역사를 알면 인간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그 과정에서 인간은 어떤 생각을 했는지도 알 수 있다.


문학사를 바탕으로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새롭게 읽다
문학은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보다 작가가 왜 이런 작품을 창작해야 했는지 의문을 가지고 탐구할 때 더 깊이 받아들일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는 작품의 창작 배경에 대한 의문에 답을 제시하고 친절한 해설을 덧붙여 문학 감상의 길을 열어준다. 이 책은 작품이 창작된 시대 배경, 작가의 삶, 작품과 관련된 일화 등 흥미로운 이야기를 더해 한국 현대 문학의 ‘진짜 역사’를 소개한다.
본문에서는 문학, 국어, 독서와 화법, 화법과 작문 등 현행 교과서에 수록된 작품과 문학사적으로 중요한 작가의 작품을 시대별로 엄선해 다루었다. ‘생각해 보세요’ 코너에서는 본문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내용과 한국 현대 문학의 주요 화제를 담았다. 교과서에서 한 번쯤 읽어 본 작품들도 그 배경 이야기를 알고 나면 학교 수업 시간에 배운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다가올 것이다.


생동감 넘치는 현장 사진으로 문학사에 ‘보는 재미’를 더하다
작가와 작품 설명에만 치우친 문학사는 뻔하고 지루하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에는 작품의 주요 배경이 되는 지역, 작가가 실제로 살았던 옛집과 사용했던 물건들, 작가의 생애와 문학을 기념하기 위한 전국 곳곳의 문학관 등 작가 및 작품과 관련된 사진을 더해 문학에 생동감을 불어 넣었다. 풍부한 현장 사진과 함께 보다 보면 작품과 작가, 지역, 시대가 서로 연결되면서 큰 흐름을 꿰뚫을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우리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창구다. 따라서 문학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면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도 기를 수 있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를 읽으며 문학의 세계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한국 현대 문학이 지녔던 고민을 이해하고, 문학이 품었던 꿈을 같이 꿀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사적•인문학적 소양도 갖출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