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및 본문

추천사
제2판 역자 서문
초판 역자 서문
프롤로그

1장 일본 경찰의 조사를 받다
2장 평양으로 가는 길
3장 러시아군이 일본군에 접근하다
4장 조선에 온 일본 군대의 근황
5장 진흙투성이의 국도
6장 일본군은 왜 서양인들에게 아부하는가
7장 카자크군의 갑작스러운 진격과 후퇴
8장 압록강을 향하여
9장 통역들의 실수
10장 무슨 일이 있더라도 조선을 지나서……
11장 전쟁을 겪는 조선인
12장 일본 병사들의 고통
13장 머핏 박사
14장 서울에 파견된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지의 기자
15장 드디어 ‘전쟁의 무대’를 보다
16장 원거리 전투
17장 일본의 정면공격
18장 일본의 보이지 않는 전투
19장 일본이 러시아를 압록강 저편으로 밀어내다
20장 러시아의 포격 아래 압록강을 건너다
21장 군 기밀에 너무 예민한 일본군 장교들
22장 일본에 의해 무용지물이 된 종군기자의 역할
23장 잠자는 호랑이 중국
24장 일본이 중국을 깨운다면……

출판사서평

20세기 초 미국 최고의 사회주의 작가, 잭 런던
그가 본 1904년의 조선, 조선인, 조선 땅
저널리즘과 오리엔탈리즘이 뒤섞인 이방인의 시선으로 100여 년 전 조선을 엿보다


조선인의 특성 가운데 비능률적인 점 다음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호기심이다. 그들은 ‘기웃거리는 것’을 좋아한다. 조선말로는 ‘구경’이라고 한다. 조선인들에게 ‘구경’이란, 서양인들이 하는 일종의 연극 관람이며 회의 참석이며 강론 경청이며 경마 구경이며 동물원 나들이이며 일종의 산책과도 같은, 그러니까 전반적인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의 가장 큰 이점은 값이 싸다는 것이다. 조선인들에게 ‘구경’은 최고의 즐거움이다. 아주 사소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구경’에 해당하므로, 그들은 몇 시간이 걸려도 ‘기웃거리느라고’ 서 있거나 구부리고 앉아 있는 것이다.
- 본문 중

잭 런던은 1904년 러일전쟁 취재차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에 왔다. “잭 런던이 우리나라에 왔었다니!” 20세기 초 미국 최고의 사회주의 작가이며, ‘소설 자본론’으로 일컬어지는 『강철군화』로 일약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잭 런던이 러일전쟁이 벌어진 조선 땅에서 보고 느끼고 기록에 남겼던 것은 과연 무엇일까?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은 어쩌면 큰 실망감이나 모멸감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러일전쟁을 취재한 종군기자로서 잭 런던이 바라본 조선, 조선인은 곧 제국주의의 먹이가 될 수밖에 없는 허약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의 눈에 비친 일본, 중국은 조선보다는 나았지만 당시의 일반적인 서양인들의 오리엔탈리즘적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가 조선 땅을 밟은 지도 어느덧 100년 여 이상이 흘렀다. 한 세기도 더 지난 것이다. 일본, 중국 그리고 분단된 한국. 과연 보편적인 서양인들은 오늘날의 동북아시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잭 런던이 던져놓은 몇 가지 인식의 조각들이 여전히 유효한 것은 아닐까?

이 책은 잭 런던이 1904년 러일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잠시 우리나라에 머물면서 본 내용을 기록한 것이다. 그의 눈에 비친 조선의 백성들은 겁 많고 무능력하고 비능률적이었으며, 조선의 탐관오리들은 이 무기력하고 체념에 빠진 피지배계급에게 착취를 일삼는 자들이었다.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은 봉건 말기 조선사회의 해부도 아니고, 찬찬하게 조선의 외양을 관찰한 기록도 아니다. 그러나 혈기왕성한 미국의 진보적 지식인이 일본, 러시아, 중국 등 강대국의 격랑에 휩싸인 조선을 바라보며 던져놓은 이야기들이 기억에서 좀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잭 런던의 관찰은 우리의 역사, 문화, 관습 등을 간과한 것이지만 그리고 일견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습도 있지만 10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잭 런던은 나약한 조선인에 대한 특별한 동정심도 없었고, 조선 문화에 대한 이해심도 없었다. 차라리 그는 동양의 새로운 강자로 성장하고 있는 일본과 수 억의 인구와 드넓은 대륙 그리고 풍부한 자원을 가진 중국에 일종의 경외감과 두려움을 나타냈다. 그가 예측한 일본과 중국의 부상은 당시 서구에서 유행하던 아시아 위험론인 ‘황화위험’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어느덧 한 세기 이상이 흘렀고 현재 일본과 중국의 입지는 잭 런던의 예측이 타당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그 당시 그가 전혀 희망 없는 나라로 보았던 한국은 어떻게 변했는가? 한반도의 지정학적 환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을 보면 잭 런던이 전해준 100여 년 전 우리의 모습을 넘어 지금으로부터 100년 후의 우리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게 된다.

저자 및 역자 정보

잭 런던 (Jack London)
미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계급투쟁의 시기에 태어나 밑바닥 생활을 두루 섭렵한 잭 런던은 자신의 체험에서 터득한 본능적인 계급 감각을 무기로 독특한 사회소설을 발표했다. 『비포 아담』(1907), 『강철군화』(1908), 『마틴 에덴』(1909), 『버닝 데이라이트』(1910), 『달의 계곡』(1913) 등 19편의 장편소설, 500여 편의 논픽션, 2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썼다. 그중 『야성이 부르는 소리』, 『바다의 이리』, 『늑대개』는 세계적인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에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인 잭 런던의 작품들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 문학 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옮긴이 윤미기
이화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파리 대학과 스위스 제네바 대학을 수료했으며, UN 언어 과정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기드 모파상』, 『캉디드』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