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점에서 한 번쯤은 성찰해야 할 이야기

“좌절은 개나 갖다 줘라.”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정봉주 전 의원이 교도소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던진 일성(一聲)이다. 진보 진영이 대선에서 패한 지 6일밖에 되지 않은 무거운 분위기. 게다가 1년 가까운 투옥 생활을 거친 정치인.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활했다. 교도소 앞에 모인 많은 지지자들이 열광했고, 그는 지지자들에게 투옥 기간 중 단련한 복근을 공개하며 변치 않는 유쾌함을 과시했다.

많은 사람들은 정봉주가 야권 지지자들에게 어떤 통쾌한 희망을 불어넣어줄 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는 뜻밖의 선택을 했다. 그를 감옥에 보낸 MB에 대한 ‘한풀이’ 언론 인터뷰 대신 ‘현장 방문’과 ‘깊은 사색’이라는 카드를 뽑아 든 것이다. 는 쌍용자동차 희생자의 빈소가 있는 대한문을 찾았고, 한진중공업, 제주 4.3평화공원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이후 칩거 상태로 옥중에서 쌓은 ‘내공’과 ‘사색의 결과물’을 집대성해내기 시작했다. 이 책은 바로 그 사색의 결과물이며, 정봉주는 이 책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앞으로 대한민국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물론 경제 민주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남북 통일에 대한 비전, 한미 관계를 핵심으로 한 국제 질서 등…….『대한민국 진화론』이 담고 있는 이야기는 실로 방대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총망라하였으며, 국내 최고의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어 더욱 큰 흥미를 유발한다. 날카로운 질문과 정봉주의 내공이 어우러져 정말 ‘대담(大膽)’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여는말_대한민국의 진화를 예약한다(정봉주)

1장 정봉주의 정치 철학_정치인들은 국민에 대한 공감의 마음을 키워라
다시 민의를 만나 껍데기를 깨다│‘정치 공학’이 아니라 철학과 사유가 먼저다│정청래도 감옥을 한 번 갔다와 봐야…│문재인 외에는 아무도 반성하지 않았다│‘큰 정치’는 현장에서 시작된다

2장 3차 산업혁명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개척하자_노동, 경제민주화
장하준과 선대인의 교집합을 찾아서│우리가 지금 북한으로 가야 하는 이유│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악화시키지나 말라│한국 농업, 21세기형 새마을운동이 필요하다│‘엘리트 에너지’에서 ‘뒷마당 에너지’로│3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서서

3장 박근혜 당선의 배경_진보, 보수 프레임 탈피해서 진정성 있게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어차피 긴 싸움이다│박근혜 지지자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보다│진심으로 박근혜가 잘 되기를 바라는 이유│박근혜를 지지한 50대, 그들도 대한민국이다│우리는 ‘우리끼리’ 대화하는 데 너무 익숙해 있었다│배척 대상은 조진보, 술진보, 마진보…│정치, 현장으로 가라!│수직적 가치를 수평적 조화로│안철수에 기대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이해하자│사회 혁명? 나부터 혁명│좌절이 필요 없는 이유│21세기의 리더는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할 줄 알아야│같은 곳을 바라보는, 흔들리지 않는 이들을 보라│정치 제대로 하려면 전화번호를 공개하라│못 하면 잘하는 척 연기라도 해야지!

4장 나꼼수의 성공과 좌절, 앞으로의 언론 환경
나꼼수, 휴화산을 터뜨리다│초심을 잃은 나꼼수│상황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걸 두려워하는 내 자신이 두려운 것│정치란 내가 무엇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토대를 바꾸는 것

5장 도올 선생과의 소중한 만남_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운명의 울림’이 시작되다│도올 선생님에게 보낸 편지│도올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답장│다시 도올 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다│불붙은 도올 선생님과의 소통│봉주, 도올 선생님의 제자가 되다│도올 선생님의 마지막 편지│인문학에 대한 존중감, 그리고 종교의 화합

6장 남북 문제를 해결하고 친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나
재벌과 대기업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북한의 안정화된 정치 질서를 이해해야│‘우리의 언어’로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자│‘비전’을 가지고 남북 문제에 접근해야│미국적 가치관을 깨고 공동체의 가치를 복원하자

7장 원인적 개혁인 언론과 교육 개혁을 통해서 결과적 개혁을 유출해내자
현대 교육의 키워드는 무한 경쟁이 아니라 ‘협업’│대한민국 교육은 아이들을 인격적으로 학대하는 교육│시험? 그까짓 것 없애버리자│무한 경쟁 체제는 보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한다│교육은 결국 철학과 철학의 투쟁│교육 개혁을 위한 리더십이 절실하다│‘위대한 경쟁력’을 추구한다│교육 문제를 푸는 지도자가 가장 위대한 지도자│조중동 횡포의 최대 피해자는 서민│‘우리의 언론’을 만들자│국민들의 조직, 그것으로 개혁 어젠다를 세운다│세대 갈등의 프레임을 넘어

8장 ‘인간’ 정봉주, ‘정치인’ 정봉주의 정치관과 비전
하늘이 정봉주에게 감동의 내러티브를 주었다│감옥에서 사회의 밑바닥을 돌아보다│감옥이 안겨준 또 다른 소중한 인연들│감옥이 나에게 준 수많은 것들│국회에 대한 존중은 국민에 대한 존중│BBK, 나의 분신들이 해결해줄 것이다│나꼼수와는 다른 길을 걸을 때가 되었다│목숨을 건 비장한 정치인이 되고 싶다

맺는말_‘용감한 녀석들’이 돼 벌일 즐거운 경쟁, 즐거운 싸움을 상상하며(지승호)

실업과 해고는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밑에 안전그물이 쳐져 있지 않는 데로 내려가라는 거거든요. 거기서 떨어지라는 건데, 그러면 죽음인 거거든요. 저는 이게 정치의 본질이라고 보는 겁니다. 경제적으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국민들을 구해주는 게 정치 아닌가 하는 반성이 제일 먼저 된 거예요. 그런데 정치를 바라봤더니 실업이나 해고를 입으로는 얘기하는데, 정권을 어떻게 잡을까, 내 권력을 어떻게 할까 이런 고민만 하고 있잖아요. 정말 실업자가 되거나 개인 소사업자가 망하면 집안 전체가 죽음을 고민해야 된다고 하는 것을 가슴으로 느끼는 정치인이 별로 없었다는 거죠. 이러면 절대로 이길 수 없어요. 제가 계속 묻는 겁니다. 51.6%를 어떻게 설득할 겁니까? 설득하려고 노력하지 말고 일단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왜 찍었는지 이해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들의 선택을 존중하지는 않아도 존중하는 척은 해야 될 거 아니냐. 그래야 우리들을 쳐다보지. 쳐다보지도 않고 길을 가다가 ‘아저씨 51.6%죠? 나하고 얘기 좀 합시다’라고 하면 뺨 맞는 거예요.(웃음) 그들하고 얘기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무슨 생각으로 찍었는지 알려고 노력해보자는 겁니다. 지정학적 위치로 4대 강국을 철저하게 활용한다고 보면 미국 쪽으로 원사이드하게 가는 이 전략이 과연 옳으냐? 이런 질문을 던져볼 수 있잖아요. 농담 삼아 이런 얘기도 해봤어요. 동해 앞바다에서 한-중-북한의 3국 군사훈련을 하면 안 되나요?(웃음) 그리고 서해 앞바다에서 한-미-일 3국 군사훈련을 하면 되잖아요.(웃음) 양쪽을 다하는 거야. 그냥 박쥐처럼 사는 거야.(웃음) 미국의 도움을 받고 고마워해야할 역사는 있지만요. 새롭게 진화하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봤을 때는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우리의 독특한 스탠스를 찾아올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개인의 무한 경쟁 체제를 깨지 않는 것이, 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서 특목고 출신의 부유한 아이들, 계급화 된 아이들을 뽑아내는 이유가 보수 진영의 재생산 구조를 계속 가져가는 겁니다. 강남 출신들이 사법고시에서 반 수 이상이 넘어가면 판사들의 판결 구조는 어떻게 될까요. 쉽게 얘기해서 리어카와 벤츠가 부딪혔을 때 이러한 무한 경쟁 사회에서 키워져온 아이들은 구체적으로 따지지 않고 무조건 벤츠가 잘했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이게 보수적 가치관으로 왜곡된 사회 질서를 만들어놓는 건데, 이런 아이들이 계속 재생산되는 한에 있어서는 이 사회의 보수 질서 구조는 지속된다고 보는 거죠. 철저히 계급적 이해가 반영된 교육 체제를 가져가고 있는 거예요. 만약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변혁을 완성시키기 위해 목숨을 건 결단 이런 것을 좀 해보고 싶어요. 그 분들이 못했다는 것이 아니라 조금 미진했는데, 만약에 그런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목숨을 건 정치를 하고 싶어요. 이 사회를 바로잡으려고 하는데, 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한다면 그런 목숨을 거는 결단의 정치를 하고 싶어요.

정봉주-지승호의 ‘대담한 대담’
“지금 성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 책을 만들었다.”


“좌절은 개나 갖다 줘라.”
2012년 12월 25일 만기 출소한 정봉주 전 의원이 교도소 앞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던진 일성(一聲)이다. 진보 진영이 대선에서 패한 지 6일밖에 되지 않은 무거운 분위기. 게다가 1년 가까운 투옥 생활을 거친 정치인.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쾌활했다. 교도소 앞에 모인 많은 지지자들이 열광했고, 그는 지지자들에게 투옥 기간 중 단련한 복근을 공개하며 변치 않는 유쾌함을 과시했다.
정봉주는 그렇게 다시 대중 속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기대했다. 정봉주가 어떤 통쾌한 활동으로 패배감에 젖어 있던 야권 지지자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줄지를.

하지만 정봉주는 뜻밖의 길을 선택했다. 그는 그를 감옥에 보낸 MB에 대한 ‘한풀이’ 언론 인터뷰 대신 ‘현장 방문’과 ‘깊은 사색’이라는 의외의 카드를 뽑아 들었다. 그는 쌍용자동차 희생자의 빈소가 있는 대한문을 찾았고, 한진중공업, 제주 4.3평화공원과 강정마을을 방문했다. 이후 칩거 상태로 옥중에서 쌓은 ‘내공’과 ‘사색의 결과물’을 집대성해내기 시작했다. 그 사색의 결과물이 이 책 《대한민국 진화론_정봉주의 미래 한국 마스터플랜》이다. 정봉주는 자신 있게 말한다. “이 한 권의 책에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이 책이 다루는 분야는 실로 방대하다. 정치가 나아갈 방향과 경제 민주화,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 남북 문제와 통일에 대한 비전, 교육 문제와 한국의 언론 환경, 한미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제 질서, 그리고 정치인 정봉주의 철학과 소회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의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거의 모든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분야가 방대하다고 해서 내용의 깊이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독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반성하고, 뜨겁게 사색했다”는 정봉주의 표현대로, 이 책에는 분야마다 그만의 놀라울 정도의 깊이 있는 식견과 비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이 책은 33권의 인터뷰집을 출간하며 국내 최고의 인터뷰 작가로 자리매김한 지승호 작가와의 대담 형식으로 이뤄져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지 작가는 정봉주 전 의원이 옥에 갇혀 있는 동안 3개월에 걸쳐 질문만 무려 400여 개를 뽑을 정도로 이 인터뷰에 전력을 다했다. 지 작가의 날카롭고 촘촘한 질문과, 1년의 투옥 생활로 쌓아올린 정봉주의 ‘새로운’ 내공이 어우러지며 이 책은 지금까지 출간된 그 어떤 책보다도 더 ‘대담(大膽)’한 ‘대담(對談)’으로 탄생했다.

정봉주, 이 한 권의 책에 모든 것을 쏟아 붓다

그는 여전히 유쾌했지만, 분명 변했다. 응당 깔때기를 들이대야 할 자리에 ‘사색과 성찰’이 자리를 잡았다(물론 깔때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깔때기가 없는 정봉주는 정봉주가 아니므로!). 그는 옥중에서 수 백 권의 책을 읽었다. 도올 김용옥 선생과 명진 스님, 제러미 리프킨 등 시대의 지성들과도 교류를 나눴다. 생각의 깊이가 깊어졌고, 사고의 폭이 넓어졌다. 정봉주는 그렇게 더 단단해졌다.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첫 번째 키워드는 성찰과 반성이다. 그는 책 속에서 성찰이라는 단어를 39회, 반성이라는 단어를 무려 62회나 사용했다. 정봉주는 “지금 성찰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감이 이 책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나를 반성하고, 나를 부정하고, 나를 성찰하지 않으면 이 싸움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싸움이다”라고 호소한다.

도올 김용옥 선생의 제자가 되다

이 책이 주는 또 다른 재미는 정봉주가 옥중에서 시대의 석학 도올 김용옥 선생의 제자가 된 사연이다. 도올 선생의 면회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정봉주가 옥중에서 도올 선생께 감사편지를 보내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정봉주는 편지를 부인에게 먼저 전한 뒤 “우편이나 인편으로 보내지 말고 직접 찾아뵙고 건네드리라”고 당부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대(大)사상가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는 ‘편지셔틀’을 시작했고, 도올 선생은 서신 왕래 초기에 정봉주를 ‘진실로 나의 영원한 동지’라고 부르다 ‘봉주 군’이라는 친근한 호칭을 거쳐 마침내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봉주 군(鳳株君)에게
나는 그대를 제자(弟子)로 삼기로 했다. 그대의 편지에 나타난 열망(熱望)! 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게 빛난 제자(弟子)의 숨결이었다. 청년 루소는 한때 죽어서도 저승으로 가져갈 것이라고는 지식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광적으로 독서에 열중한 적이 있다. 그대의 옥중 독서는 한국 역사에 일찍이 없었던 진실한 독서이다. 책읽기 그 자체가 사상의 창조이다. - 도올 선생의 편지 중

그리고 도올 선생은 정봉주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힘을 북돋워 주었다.

그대는 이 민족의 미래! 그 미래의 담당자로서의 소임을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대가 감옥에서 단련한 사유의 바탕은 바로 우리 민족이 갈망하는 진리의 비전이다. 내가 그대를 인정하는 것만큼 어느 누구도 그대의 내면을 알 수가 없고, 그대가 나를 감지하는 것만큼 어느 누구도 나를 감지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두 사람의 대화는 세계를 개변시키는 힘이 될 것이다. 우리의 사유는 행위이다. - 도올 선생의 편지 중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은 비비케이(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된 허위사실유포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1년간 복역해 앞으로도 9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돼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그는 앞으로 ‘CSO(Civil Society Organization?시민사회단체) 운동’ 기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회원수 20만을 넘는 온라인 카페 ‘정봉주와 미래권력들’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서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시민사회기구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고, 농촌의 유기농 농가와 도시의 가구를 연결해 수익사업을 할 수도 있다. 또 신재생에너지 활용을 늘리기 위해 태양광 사업도 계획 중이다. 지역에서 식량공동체를 만들어 김치, 반찬 등을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런 그의 포부도 이 책에 담겨 있다.